잔 다르크 아니고 안 다르크다. 영국매체 BBC가 선정한 '2024 가장 인상적인 열두 장면(the most striking images)'이 지난 21일(현지시각) 공개됐다. 여기에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사당에 출동한 계엄군의 총기를 붙잡은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모습이 포함됐다.
BBC는 안 대변인이 계엄군의 총구를 붙잡으며 대치하는 모습에 대해 "한 한국 여성이 두려움 없이 군인의 장전된 소총 총열을 붙잡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한 직후 포착된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법안 처리에 참여하려는 국회의원들의 집결을 막으려는 군인들과 안 대변인이 싸우는 모습을 담고 있다"며 "안귀령의 굳건한 결단력과 그의 옷에서 반짝이는 강철 같은 빛은 영국 화가 존 길버트의 19세기 수채화인 잔 다르크 초상화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했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의 백년전쟁을 승리로 이끈 성인이자 성웅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앞서 안 대변인은 지난 5일 BBC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뭔가 머리로 따지거나 이성적으로 계산할 생각은 없었다"며 "순간적으로 그냥 몸을 던져서 (계엄군의 본청 출입을) 막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총칼을 든 군인들을 보면서 정당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너무 많이 안타깝고 역사의 퇴행을 목도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